과연 범인은 누구일 것인가
대저택에서 일어난 추리 사망사건을 다루는 영화이다. 과연 베스트셀러 작가가 급작스럽게 죽게 된 이유는 밝혀질 것인가. 영화 나이브스 아웃은 추리하듯 관객의 손을 잡고 추리를 시작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유명 추리 소설가인 '할론 트롬 비'는 85세 생일 다음날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자살로 정리가 된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탐정을 대동한 경찰들이 찾아온다. 자수성가한 첫 딸인 '린다'는 탐정 '브누아 블랑'을 상당히 못 마땅해한다. 첫 째 사위 '리처드'는 파티 날 할론에게 불륜 사실을 들키고 부인까지 알게 될 위기에 처한다. 둘째 며느리 '조니'는 할론에게 딸의 학비를 이중으로 청구한 사실이 들켜 자금지원이 끊긴다. 셋째 아들 '월트'는 '트롬 비 출판사'를 운영하지만 저작권 문제로 할론과 언쟁을 하다 해고당한다. 린다와 리처드의 아들 '랜덤'은 할론과 언쟁 후에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 장녀 '린다'를 제외한 모두가 불화가 있었다. 하지만 다들 탐정에게 거짓 증언을 한다. 수사에 난항을 겪던 차에 할론의 간병인이었던 '마르타'를 발견한다. 마르타는 거짓말을 하면 구토를 하는 특이한 반응을 보였다. 이 덕분에 가족들의 거짓말을 전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마르타의 구토는 신선한 긴장감이 조성된다. 브누아 블랑의 입장에서는 마르타는 살아있는 거짓말 탐지기나 다를 바 없다. '마르타는 정직해서 늘 진실만 말하는 착한 사람이다'라는 설정은 관객의 추리를 돕는 재미있는 요소이다. 거짓말은 모두 밝혀졌지만 살해 동기는 증거가 부족했다. 오히려 탐정에게 끌려다니는 마르타가 숨겨둔 진실을 영화는 초반부터 폭로한다.
할론이 죽던 날을 회상하는 마르타의 결정적 장면
할론이 죽던 날에 있었던 상황을 마르타가 회상하는 결정적인 장면을 넣었다. 할론이 죽던 날, 마르타는 언제나 그렇듯 할란에게 약을 주사하고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도록 소량의 모르핀을 주사했다. 할론과 대화하며 약병을 확인한 마르타는 기겁하게 된다. 약병을 혼동해서 거꾸로 주사하게 된 것이다. 할론에게 치사량의 모르핀을 주사한 마르타는 즉시 가방을 뒤지기 시작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 해독제인 '날락손'을 준비해 두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날락손은 없었다. 추리소설가 할론은 자신이 모르핀을 주사받았음에도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마르타에게 지시를 내린다. 이 상태로 10분 후에 할론이 죽으면 분명 마르타가 범인으로 몰리게 될 테니 그걸 피하게 만들기 위해 할론은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마르타에게 알리바이를 만드는 방법과 증거를 인멸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마르타는 할론의 지시대로 행동했고 그 덕분에 마르타는 경찰과 탐정의 용의 선상에서 완벽하게 이탈하게 된다. 중간에 CCTV 때문에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마르타가 순발력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한다. 문제는 할론이 남긴 유서이다. 할론은 유서에서 모든 재산을 자식이 아닌 마르타에게 상속하겠다고 적었다. 그 유서는 법적으로 효력을 갖추고 있는 유서였고 그 유서는 할론이 죽기 일주일 전에 수정된 유서였다. 이 유서를 무효로 만드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유서의 상속자가 유서를 쓴 할론을 죽였을 경우, 살인의 경우에만 상속자의 상속이 무효가 된다. 이때 가족들은 모두 브누아 블랑을 쳐다보고 이야기는 엄청난 몰입감을 과시하기 시작한다. 결국 거짓을 말하지 못하는 가정부이자 이민자의 딸, 게다가 어머니가 불법 체류자라는 약점까지 갖추고 있는 마르타가 거액의 상속녀가 되고 마침 마르타의 앞으로 협박 편지가 오게 된다. 협박편지의 내용은 할란의 혈액검사 결과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혈액검사가 나오면 마르타가 모르핀을 대량 조사했다는 것을 경찰이 알게 될 것이고 마르타는 모든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유일하게 마르타를 도와주는 랜섬의 조언과 도움을 받으며 마르타는 협박범을 찾아간다. 협박범이 말한 위치에는 '프랜'이라는 가정부가 있었으며 그녀는 모르핀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었다. 마르타는 자신이 범인으로 몰릴 위험이 있음에도 프랜을 구하기 위해 911을 부르고 응급처치를 한다. 그리고 마침내 브누아 블랑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혈액 검사지를 준다. 그리고 혈액검사를 읽은 브누아 블랑은 진실을 밝히겠다며 마르타와 랜섬을 데리고 나온다.
추리극의 꽃, 탐정이 진실을 밝힌다.
마침내 추리극의 꽃, 탐정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다. 브누아 블랑이 지목한 범인은 랜섬이다. 랜섬은 이미 할론의 유서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날 할론과 싸운 것이었다. 그리고 상속자가 마르타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계획을 꾸몄다. 마르타를 범인으로 만들어서 상속을 원래대로 받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랜섬은 약병의 라벨을 바꿔치기하고 날락 손을 숨겼다. 여기까지 설명을 듣자 마르타의 표정이 변한다. 그렇다면 마르타는 본인이 잘못 놓았다고 생각한 약이 제대로 된 약을 주사한 것이다. 마르타는 많이 주사를 사용해봐서 손의 감각만으로도 올바른 약을 주사했던 것이다. 근데 라벨을 확인하니 달랐던 것이다. 엄청난 양의 모르핀을 투여받았을 할론이 비교적 멀쩡했던 것도 사실은 정량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마르타가 그걸 알았다면 할론은 자살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랜섬이 이 모든 것을 들키게 된 이유이다. 유서가 폭로되던 날, 랜섬은 가족들을 피해 달아나는 마르타를 도와준다. 근데 그냥 밥을 먹으면서 마르타가 하는 말을 물어보니 마르타는 제대로 된 약을 투여한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혈액 검사지는 오히려 마르타의 무죄를 입증하는 증거가 된다. 그래서 랜섬은 오히려 마르타의 무죄를 입증하는 증거들을 없애고 마르타가 프랜을 죽이게 만든 후에 마르타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우려 했다. 하지만 마르타는 착한 심성 때문에 죽어가는 프랜을 그대로 두지 않았고 그 결과, 랜섬은 자신의 계략을 브누아 블랑에게 모조리 간파당하게 된다. 랜섬이 살인을 생각하게 되는 동기와 계획을 수정하고 마르타의 심리를 이용하는 부분은 상당히 스릴 있다. 그리고 탐정 역의 브누아 블랑이 극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극의 중심에 마르타를 넣고 브누아 블랑은 마지막에 진실을 폭로하는 탐정의 역할에만 집중시킨 것도 일반적인 추리 영화와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었다.
거짓말을 하면 토하는 마르타의 특징
특히 마르타는 완벽하게 이 영화를 위해 만든 캐릭터이다. 거짓말을 하면 토하는 마르타의 특징은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매번 웃음을 주고 최후의 순간에는 프랜의 말을 거짓으로 전한 후, 구토를 랜섬의 얼굴에 뱉어내며 카타르시스를 자아낸다. 마르타의 토사물은 거짓의 결과물이다. 얼굴에 토사물이 묻은 랜섬은 그의 정체와 행위가 추악한 거짓임을 드러내는 것이고 그 거짓으로 얼룩진 램 섬이 칼을 빼들어 마르타를 찌를 때 사실 그 칼 마저도 거짓, 즉 장난감 칼이었다는 마지막 시퀀스의 상징적인 흐름들은 보는 내 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거짓으로 점철된 랜섬은 할론의 말대로 진짜 칼과 장난감 칼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거짓된 랜섬이 꺼내는 거짓의 칼로는 진실된 마르타의 가슴을 찌를 수 없었던 것이다. 마르타가 마지막에 들고 있는 커피 잔에 적힌 문구, '내 집, 내 규칙, 내 커피'는 마르타가 할론의 유산을 상속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동시에 영화의 처음과 끝을 이어주는 장면이다. 영화는 미국의 기득권 세력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자신이 당연히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빼앗기게 될 때 보이는 반응을 우스꽝스럽게 풍자하는 장면들이 놀랍다. 특히 할론의 자녀들이 마르타에게 보여준 태도들, 자신들의 재력으로 마르타를 지원해주고 싶다고 말하는 선민의식과 막상 마르타가 자신들의 것이라 믿었던 유산을 가져가게 되자 그녀에게 내뱉는 폭언들은 인간 기저에 깔린 비루함을 폭로하는 것이기도 하다. 관객이 직접 탐정이 되어 추리하는 맛이 있는 영화이다. 또한, 용의자를 여럿으로 만들어 풍부한 상상과 함정을 경험한다. 마지막까지 반전을 거듭하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거짓말을 하면 토하는 마르타와 탐정을 두었던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흥미요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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