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시도였던 안티 슈퍼히어로, 마녀의 화려한 서막
영화 마녀는 우리나라에서 잘 시도되지 않는 안티 슈퍼히어로 작품이지만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마녀의 최초 탄생은 미국 주도하에 시작된 초능력자 개발 실험에서 시작한다. 미국은 본토뿐 아니라 전 세계 7개국에 지사를 두게 되는데 각국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여 실험 끝에 '1세대' 초능력자들이 탄생했다. '건강한 육체를 갖고 있는 군인'이 실험의 기본 조건이었고 오직 뇌 실험만을 바탕으로 이뤄낸 결과였는데 평범한 인간을 한참 상회하는 힘을 얻긴 했지만 신체 일부가 괴사 하는 증상 때문에 '1세대'는 실패작이라 결론 내려진다. 이후, 유전 과학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며 그들은 '2세대' 초능력자들도 제작하게 되는데 이번엔 태어날 때부터 훌륭한 육체로 타고날 수 있게 유전자를 조작했다. 무기로 사용할 수 있게 뇌에 추가된 '폭력성' 그리고 폭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기 훈련이 더해진 끝에 1세대 이상의 괴력과 속도, 물질 조작 능력, 타인의 육체를 지배하는 등 종합 살인 병기들이었다. 2세대의 성공적인 탄생에 이바지한 것은 뇌 과학의 세계 최고 수준 실력자인 '닥터 백'이었는데 문제는 미국 본사에서 "이렇게 강한 2세대 초능력자들은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발표를 했고 '전원 말살' 명령이 내려진다. 그리고 이때 시설에서 탈출한 여자아이가 통칭 '마녀'로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1세대 요원들을 따돌리고 사라졌는데 그럼에도 그들이 집요하게 추적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본사에는 사망한 것으로 보고하고 폭주(뇌에 과부하가 걸려 터지는 증상)가 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2세대들이 강하 도고 한들 시한폭탄에 불과했다. 그렇게 '마녀'의 도주, 10년 후 '마녀'는 '구자윤(김다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관객까지 속인 반전 시나리오와 후속작 기대
10년 전 피를 뒤집어쓴 '마녀'를 발견한 부부가 거두어 키운 것이었는데 부모님의 온화한 성격을 쏙 빼닮은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성장했지만 닥터 백의 예상대로 뇌 과부하가 시작되어 불과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한부였다. 이때 자윤은 갑자기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기로 결정하는데 노래도 잘했지만 자윤이 대중의 이목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손을 대지 않고 사물을 움직이는 능력으로 개인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마녀가 일부러 본인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며 나를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접근했던 것이다. 10년 동안 순박하게 살던 자윤의 반전 시나리오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회사 쪽에선 이 아이가 마녀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회사 속 두 집단의 추적이 시작된다. 첫 번째는 1세대 초능력자들로 자윤을 죽이고 그녀의 뇌를 획득해 자신들의 육체 괴사를 막는 법을 연구하려 했고 두 번째 집단은 닥터 백이 빼돌린 소수의 2세대 초능력자들로 1세대 개발에 참여했던 한국 과학자들을 몰래 처리하던 중 마녀의 소식을 듣고 쫒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의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도 실험체 때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윤이었지만 마녀의 능력으로 찾아온 이들을 손쉽게 제거한다. 이때 나타난 닥터 백의 2세대 초능력자들이 마녀를 알아보면서 결국 자윤은 순순히 닥터 백의 연구 시설로 돌아오게 되는데 애초에 회사에서 말살하라던 2세대들을 일부 살려두고 자윤도 찾아낸 이유는 순전히 2세대들에 대한 닥터 백의 애정과 집착 때문이었다. 실험실에서 닥터 백의 약물 주입으로 본성을 드러낸 자윤은 사실 단 한 번도 기억을 잃은 적이 없었고 뇌 과부하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완전해진 상태가 된 후에야 회사에 복수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2세대 중에서도 완전체에 가까운 자윤은 이제 마음껏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1세대도 2세대들도 닥터 백도 그녀를 막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한국 시설에 있는 파란 약물은 몇 개 없었기에 자윤은 자신의 생존과 복수를 위해 전 세계 지사들을 찾아 떠난다. 영화 끝에 타 시설을 파괴하고 상당한 양의 약을 획득한 자윤은 닥터 백의 쌍둥이 자매 '백 총괄'과 대면하게 된다. 마녀 2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마지막 씬으로 충분했으며 이는 실제로도 많은 관람객이 후속 작데 굉장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마녀로 이름을 알린 괴물신인 발견! 김다미
마녀라는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김다미는 반짝 신인으로 보기엔 준비가 많이 되어 있었다. 어려서부터 연기에 꿈을 가지고 연기학원을 다니며 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에 진학하였다. 모델로 적합한 키와 비율이기에 영화로 이름을 알리기 전 피팅모델로도 활동했으며 재학 기간 중에는 광고에 엑스트라로 출연하면서부터 얼굴이 조금씩 노출시켰다. 마침내 박훈정 감독이 맡은 마녀에서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으로 발탁된다. 김다미의 소름 끼치는 연기력으로 2018년 제39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제18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올해의 새로운 여자배우상, 제2회 더 서울 어워즈 영화 여우신인상, 제55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 여자배우상, 제27회 부일영화상 신인 여자 연기상, 제22회 판타지아 영화제 슈발 누아 경쟁 여자 주연상 등을 수상 한다. 영화 마녀를 통해 말 그대로 괴물신인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으며 모두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마녀 2의 제작비 문제로 김다미의 차기작에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그러나 2019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천재소녀 조이서 역을 소화하며 그녀의 연기력과 각종 수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였다. 앞으로의 그녀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제 더 이상 김다미라는 배우가 신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다미와 더불어 기생충에서 열연했던 '최우식' 배우도 있다. 영화에서 김다미를 돋보이게 한 것은 액션이 맞지만, 화려한 영어실력을 뽐내며 귀공자처럼 등장해서 상대 역할을 소화한 최우식 배우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김다미의 친구 역할로 왈가닥 소녀 배역을 맡은 '고민시' 배우도 '스위트 홈'에서 열연을 펼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만큼 알려지지 않았지만 탄탄한 연기력으로 마녀를 돋보이게 한 배우들의 연기력도 함께 관람하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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