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배우는 행복의 의미
인도의 영화 행복까지 30일은 정량적인 숫자를 명시하며 흥미를 끈다. 영화가 모두 끝났을 때, 다시 한번 제목을 생각해 봤다. 여러분도 우리에게 행복까지 필요한 기간은 며칠인지 한 번 생각해보자. 빈민가에서 사는 두 아이들에게 배우는 행복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화는 인도 첸나이의 어느 빈민가에서 시작된다. 두 형제의 아빠는 감옥에 수감 중이고 그들의 할머니,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다. 형제는 공터에 나와 밥알 몇 개를 올려 까마귀를 유인해 둥지의 알을 훔친다. 알을 찾아 세 개 중 두 개는 나눠먹고 하나는 남겨둔다. 허기진 배를 달래고 철도에 가서 떨어진 갈탄을 주워 판다. 그러던 어느 날, 까마귀 둥지 나무가 잘려나가고 만다. 공터에는 피자가게가 들어선다. 오픈 행사에 인기 연예인이 등장하고 피자도 시식한다. 두 형제는 피자가 너무 먹고 싶어 엄마에게 조르지만 엄마는 사줄 수가 없다. 아빠를 대신해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지만 형편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할머니는 직접 피자를 만들어 솜씨를 발휘하지만 형은 "이 피자가 아니야"라며 직접 돈을 모아 피자를 사 먹기로 다짐한다. 친하게 지내는 아저씨를 통해 창고에 남겨진 갈탄을 팔아 300루피를 마련한다. 하지만 피자가게의 입구에서 빈민가 출신이라며 출입 거절을 당한다. 형제들은 본인들이 어떻게 빈민가 출신인지 궁금했고 그 답을 가장 친한 과일주스 아저씨가 알려준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피해자인 아이들을 이용하는 어른들의 검은 속내
아이들은 피자 사 먹을 돈을 모았지만 외모를 바꾸기 위해 비싼 옷을 사려고 또다시 돈을 번다. 옷까지 바꿔 입고 피자가게에 방문하지만 오히려 소란을 피웠다는 문제로 친구들 앞에서 뺨을 맞고 만다. 친구들이 촬영한 영상으로 동네 양아치들이 피자가게에 돈을 요구하고 피자가게는 아이들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얻으려 한다. 단순히 피자가 먹고 싶었던 아이들인데 이 들을 이용해서 서로의 배를 채우려 한다. 항상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정말 피자 하나 먹으려 하는 배고픈 아이들일 뿐인데 어른들은 그들을 항상 괴롭힌다. 피자를 먹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며 꾸준히 노력한다. 과일주스 아저씨의 도움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지만 영상으로 가게를 협박하여 돈을 챙기려는 사람 역시 어른들이다. 영화를 보며 한편으로는 부끄럽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길과 방법을 알려주면 세상은 좀 더 밝아질 거 같은데 사회는 그렇지 않다. 항상 아이들이 피해자인데 이를 이용하는 어른들의 검은 속내는 어디에서나 등장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사회를 어른들에게 말하는 영화
영화는 두 형제의 눈높이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원했던 피자를 공짜로 먹으며 서로 맛이 없다며 돌아가신 할머니의 피자를 그리워한다. 두 형제가 경험하고 느낀 감정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사회를 어른들과 관객들에게 말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사람들의 겉모습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한데." 형제와 항상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과일주스 아저씨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과일주스 아저씨는 아이들의 곁에서 항상 힘이 되고 아이들 삶의 길라잡이 역할도 하고 있다. 이 아저씨는 그래도 '어떤 사람들'이라고 지칭하며 세상 사람들 전부가 아니라는 표현을 해주어서 안도했다. 극히 일부이고 세상은 아직 따뜻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두 형제는 그렇게 원하던 피자를 가게에서 공짜로 얻어먹지만 할머니의 피자가 더 맛있다고 말한다. 꿈을 위해 정신없이 달려가지만 결국 가장 가까운 곳에서 꿈과 행복을 발견하게 되는 영화이다.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행복은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다. 그 행복을 스스로 찾느냐 못 찾느냐에 따라 걸리는 시간도 하루가 될 수 있고 30일이 될 수도 있고 1년이 될 수도 있다. 영화가 30일이라는 정량적인 수치를 제목에 넣으며 호기심을 유발하지만 이 30일이라는 숫자보다 행복은 더 가까이 우리 근처에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이 어디 있을지 고민하기보다 이미 시작된 오늘이라는 행복을 어떻게 불려 나갈까 생각하는 게 맞는 거 같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인생의 행복이 무엇인지 가르쳐줄 수 있는 든든한 어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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