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남자 둘
두 남자는 오직 오토바이로만 남미의 여행을 떠난다. 이들은 가지고 있는 모든 걱정을 뒤로하고 세상의 행복을 찾아 떠난다. 제목 그대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가 영화를 통해 펼쳐진다. 바쁘게 여행을 준비하는 두 남자가 있다. 하지만 계획은 특별히 없다. 일단 가고 본다. 그래서 관객인 우리도 일단 가고 보자.
모터사이클 '포데로사'를 타고 대륙을 탐험하려는 두 남자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스무 살의 주인공 '에르네스토 게바라(푸세)'가 있다. 그들은 전 남미 대륙 횡단을 계획한다. 출발하는 날 아버지는 격려했고 어머니는 걱정하셨다. 그렇게 자유라는 것을 느끼며 여행을 즐긴다. 여행 9일째 아르헨티나 '밀라 바'의 대저택에 도착한다. 에르네스토 게바라의 여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잠시 들렀지만 여행을 말리는 그녀를 뒤로하고 더 큰 짐을 안고 떠난다. 다시 그들은 안데스 산맥으로 향한다. 오토바이가 고장 나는 날도 있고 바람에 텐트가 날아가기도 한다. 하루는 배가 고파서 날아가는 오리를 총으로 맞추는 데 성공하지만 호수 위로 떨어지고 만다. 굶주린 둘은 너무나 먹고 싶은 나머지 에르네스토 게바라는 못 이기는 척 먼 거리를 수영해서 오리를 가져온다. 그렇게 맛있는 식사를 하지만 다음날 천식까지 있는 게바라는 몸져누워 일어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다행히 큰돈을 쓰지 않고 회복되어 다시 여행길에 오른 그들은 40일 정도쯤 칠레에 다다른다.
칠레에서 다리가 되어준 포데로사와 이별
둘은 여행에 대한 계획이나 걱정보다는 앞으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칠레에서 오토바이를 수리하지만 지나가는 소떼들을 피하기 위해 방향을 바꾸다 오토바이가 쓰러진다. 더 이상 여행을 함께 할 수 없게 된 포데로사와 이별을 고하고 다시 여행길에 오른다. 사막에서 우연히 알게 된 부부의 도움으로 여비 마련을 위해 광산으로 향한다. 푸세는 광산 관리자가 사람들을 막 대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다시 여행길에 오른 그들은 88일째 아메리카의 심장이라 불리는 페루의 '꾸스코'에 도착한다. 꾸스코 광장을 지나 가파른 산길을 올라 도착한 곳은 바로 '마추픽추'이다. 신비의 도시 마추픽추에 도착하자 푸세는 스페인 침략과 한 문명의 몰락을 상상하며 생각에 잠긴다. 페루의 한 건물 앞에서 배달된 우유를 훔쳐먹다가 우연히 나병 치료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다. 아마존에서 환자들을 돕기 위해 떠난 푸세는 길에서 천식으로 죽을 뻔 하지만 알베르토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긴다. 나병촌은 전염이 있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의 구역이 강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들에겐 전염방지를 위해 위생장갑을 주지만 둘은 거절한다. 그렇게 맨손으로 나병 환자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사람들과 친해진다.
작별의 순간 뜨거움으로 세상을 사는 체 게바라
작별을 해야 하는 마지막 날, 배가 없어 강 건너 환자들이 있는 곳으로 헤엄쳐 간다. 천식에 오리 때문에 죽을 뻔 한적 있었던 푸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을 향해 간다. 모두가 걱정하며 그를 말리지만 그는 나병촌에 가서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그렇게 여행을 마무리하고 알베르토와도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작별하는 비행기에서 그는 '여행이 생각 이상으로 나를 변화시켰다'라고 말한다. 사실 이 영화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라는 여행 쪽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주인공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는 감추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에게 너무도 유명한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 삶의 일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혁명가 게바라의 인생에서 남미의 여행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잠시나마 알게 해주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스페인어를 공부하며 선생님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는데 여행으로 시작된 영화가 다큐로 끝나는 느낌이었다. 물론 알베르토와 티격태격하며 에피소드를 풀어가는 여정이 너무나 유쾌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하루를 즐기는 그들을 보며 당장이라도 가족들과 함께 아무 고민 없이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느낌을 많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언젠가 푸세가 지나왔던 여행지를 한 번이라도 지나며 젊었던 그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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