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는 영화를 유추할 수 없다. 기차를 타고 가며 바라보는 잠깐의 시선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오히려 기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오히려 기차라는 요소는 인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표현된다. 다른 영화들에 비해 제목이 상당히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영화에서 술 취한 레이첼의 설정은 진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여 관객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고 내용을 몰입시키는 역할을 했다. 끝까지 사건에 대한 풀이가 명확하지 않다가 기억을 찾는 순간 실마리가 풀려가는 설정은 호불호가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레이첼의 기억은 술이라는 요소에 의지가 되어 불편하거나 혼란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라 생각한다. 요즘을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부인을 뒤로한 남편들의 외도와 아이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의 내용을 접하면 가슴이 아프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가 그 슬픈 내용을 둘 다 담고 있는데 마지막 톰의 모습을 보면서 약간은 통쾌함을 느꼈다. 그렇다면 스포일러가 포함된 걸 온 더 트레인의 내용을 살펴보자.
지난날의 트라우마로 살고 있는 레이첼
지난날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여성이 있다. 그리고 그녀를 위로하는 남성과 이를 지켜보는 또 다른 여성이 있다. 누구보다 강렬한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행복한 신혼살림을 시작한 레이첼과 톰 부부가 있었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이를 갖지 못하자 돈도 시간도 이들을 도와주지 않았다. 때문에 술에 의지하게 된 레이첼은 힘든 시간을 보낸다. 깨어 있는 시간은 술에 취한 날들의 연속이었고 급기야 톰의 직장 회식에서 행패를 부려 톰은 실직하고 그녀는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레이첼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톰은 그녀와 이혼하고 새로운 여성과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레이첼이 있던 자리는 이제 톰의 새 부인 애나가 차지해 버렸다. 이후 레이첼은 매일같이 기차 안에서 전남편의 집을 훔쳐보며 살아 가는데 그러던 중 우연히 톰의 옆집 부부를 보게 된다. 그녀가 꿈꾸던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옆집 부부를 훔쳐보는 게 생활이 되기 시작한다. 부러움과 시기, 그리움에 사로잡힌 레이첼은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해 톰의 집으로 향하고 잠들어 있는 애나를 뒤로하고 아이를 데려 나온다. 아이가 없어진 것을 알고 나온 애나 때문에 그녀는 아이를 정원 바닥에 두고 사라진다. 도가 지나친 레이첼의 집착에 혼자서 아이를 돌보는 게 불안해진 애나는 옆집 부인 매건을 보모로 들이게 된다. 그런 메건은 지난날 아이에 관한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는 여성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위로하는 정신과 전문의 캐멀 박사와 있는 모습을 레이첼이 기차에서 보고 있었다. 완벽한 부부로 보였던 메건이 마치 바람을 피우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레이첼은 자신의 결혼 생활이 깨져버린 것처럼 옆집 부부에 대한 환상이 깨져 버린다. 마치 그 모습은 톰의 외도로 깨져버린 자신의 결혼 생활이 메건의 외도와 겹쳐 보인 것이었다. 톰의 외도를 발견했던 때의 분노가 다시 치밀어 오른 그녀는 화살을 메건에게 돌려 버리려 한다. 메건을 쫓아간 그녀는 술기운에 그날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음날 잠에서 깨어난 그녀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한다. 지난밤의 기억을 꺼내보려 했지만 단편적인 기억들 뿐이었고 그 조차 확신이 들지 않았다. 자신이 정말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지 혼란에 빠진 레이첼의 불안감은 곧 현실이 되어 찾아온다. 형사들이 찾아와 실종된 메건의 행방을 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부분적인 기억이 날뿐 상황을 알 수 없었다. 레이첼은 불현듯 어제 자신이 봤던 모습이 떠오르고 그때 메건과 함께 있던 남자가 범인일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바로 메건의 집으로 향한다. 그의 남편에게 목격한 불륜현장 모습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그는 캐멀 박사의 사진을 보여준다. 캐멀 박사가 조사를 받게 되지만 얼마 후 메건은 숲 속에서 둔기에 의해 상처를 보인 상태로 싸늘하게 발견된다.
톰과 메건의 외도로 인한 범행
실종이 아닌 살인 사건이라면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그녀의 남편을 지목하는데 레이첼은 경찰 수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톰의 부인 애나는 요즘 들어 자꾸만 주변에 모습을 보이는 레이첼을 의심한다. 그런 사실을 애나는 남편에게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그녀를 감싸고도는 그가 의심스러워 휴대폰을 몰래 살펴본다. 외도의 증거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들을 발견하고 그녀는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한다. 음성 녹음을 들은 애나는 깜짝 놀란다. 톰과 메건과 외도 중이었던 것이다. 한편 레이첼은 기차에서 우연히 누군가를 발견하는데 그녀는 바로 본인의 술주정으로 톰이 실직하게 되었던 당사자였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뜻밖에 소식을 접한다. 그녀의 실수 때문에 해고된 것이 아니라 톰의 바람기 때문에 그를 해고시켰던 것이다. 그녀의 지난 기억들은 모두 톰의 의도대로 기억된 것들이었다. 기억의 조각을 맞추기 위해 메건을 만났던 터널에 온 레이첼은 그때 톰도 함께 있었던 사실을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기억이 되살아났다. 사건 당일, 마지막까지 메건과 함께 있던 사람은 톰이었다. 톰의 집으로 간 레이첼은 애나와 함께 셋이 이야기 나눈다. 외도의 사실과 자신의 범행이 밝혀지자 톰은 본색을 드러낸다. 그날 밤 레이첼 때문에 메건이 죽었다며 뒤집어 씌우려 하지만 그녀는 부정한다. 그녀가 도망가려 하자 톰은 살해하려 하고 레이첼은 살기 위해 저항한다. 결국 레이첼이 톰의 숨을 쉬지 못하게 하고 그 모습을 본 애나는 직접 마무리한다. 메건의 묘를 찾은 레이첼의 모습을 비추며 영화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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