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써치의 뒷 이야기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필수품인이 전자기기, 스마트폰과 컴퓨터 웹캠 등을 이용하고 구글, 유튜브, CCTV, 뉴스, 영상통화, SNS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만든 획기적인 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영화 써치는 주인공 '데이비드'가 보고 있는 모니터를 관객에게 보여줌으로써 딸을 찾는 일을 관객이 동참하게 만든 영리한 수작이다. 인터넷 써치로 정보를 수집하고 범인과 단서를 알아내는 일들은 자칫 잘못하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박진감 넘치는 편집과 데이비드의 감정을 섬세하게 나타내 주는 좋은 연출들,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까지 더해져서 훌륭한 영화를 만들었다. 이러한 영화 써치에는 감독이 숨겨놓은 비밀들이 있다. 바로 범인에 대한 단서와 곳곳에 뿌려놓은 떡밥이 있기 때문이다. 결말을 알고 영화를 다시 본다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가장 먼저 데이비드의 동생이자 마고의 삼촌인 '피터'의 약이다. 영화의 초반에 피터가 영상통화로 데이비드에게 김치 검보 레시피를 물어볼 때 주방에 놓인 약을 데이비드가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먼저 한번 약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은 피터가 약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영화 중반에 딸 '마고'와 피터의 관계를 의심하는 데이비드를 한 번에 납득시키게 만든다. 게다가 그 장면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피터는 황급히 데이비드와의 전화를 끊고 레시피를 보내달라고 한다. 나중에 보면 아마도 이때 조카인 마고가 왔을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영화의 결말과 밀접한 단서들
데이비드가 마고 친구들 연락처를 알아내기 위해 아내의 계정으로 컴퓨터에 로그인하는 장면이 있다. 데이비드는 아내가 생전에 남긴 마고 친구들의 연락처와 간단한 부가설명이 적힌 메모를 발견하게 된다. 스쳐 지나가는 메모 중에 눈여겨볼 메모가 있다. 바로 '로비 아볼트' 이혼가정, '실리콘밸리 경찰', '어릴 때부터 마고를 좋아했음.'이라고 적힌 메모이다. 이 것은 마고 실종사건의 진범인 로버트를 말하는 것으로 로비는 애칭이다. 그리고 실종 사건을 맡은 로즈메리 형사가 바로 메모에 적힌 실리콘 밸리 경찰이다. 이 때는 데이비드도 관객도 알 수 없지만 분명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이런 장면들은 영화의 곳곳에서 발견된다. 바로 데이비드와 로즈메리 형사가 나누는 로버트의 가짜 모금사건이다. 이 장면을 볼 때 로즈메리 형사의 대답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위화감 같은 것이 느껴졌었다. 데이비드가 마고에 대해서는 자신이 잘 안다고 말하자 로즈메리 형사는 자신의 경험담 하나를 데이비드에게 들려준다. 바로 자신의 아들이 경찰을 위한 기금을 모금한다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돈을 받는 에피소드이다. 이렇게 자식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부모들은 모른다는 것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데이비드가 로즈메리 형사에게 어떻게 되었냐고 뒷 이야기를 묻자, 로즈메리 형사는 아들 로버트가 벌인 가짜 모금행사를 자신이 지시했다고 해서 일을 무마시켰다고 데이비드에게 말한다. 거짓으로 아들이 꾸민 일을 실제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 것은 이 영화의 결말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들 로버트가 벌인 사건을 엄마인 로즈메리가 이번에도 대신 수습한 것이다. 이처럼 비뚤어진 로즈메리 형사의 모성애를 암시하는 이 장면은 데이비드의 딸인 마고가 사라지기 전의 한 에피소드와 대비되기도 한다. 바로 쓰레기를 비우지 않은 마고에게 데이비드가 문자로 잔소리를 하는 장면이다. 데이비드는 마고에게 책임감을 강조하며 집에 돌아오면 집안에 쓰레기를 꼭 직접 버리라고 말한다. 쓰레기를 버리는 일 정도는 데이비드가 대신해줄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귀찮아서가 아니라 마고가 맡아서 하기로 약속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점이 바로 로즈메리 형사의 모성애와 데이비드의 부성애가 대비되는 장면일 것이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감독은 올바른 부모란 잘못을 감싸주고 덮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감을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자세히 알고 보면 흥미 있는 요소들
영화를 보면 큰 의미 없이 지나가는 장면들 같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꽤나 흥미 있는 요소들이 영화를 채우고 있다. 데이비드가 보고 있는 인터넷 기사를 보면 산에서 조난당한 사람이 9일을 버텼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이 것은 영화의 결말과 연관되는 매우 중요한 내용인 것이다. 또한 마고에 대한 수색 도중 장마로 인해 수색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인데 이 일은 마고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을 높여주는 동시에 결말에서 중요하게 회수되는 내용이기도 했다. 그리고 데이비드와 로즈메리 형사가 페이스 타임을 하던 도중 로즈메리 형사의 방으로 그녀의 아들 로버트가 들어오자 격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로버트가 갑작스럽게 로즈메리의 방으로 들어온 이유는 바로 fish_n_chips가 로버트이기 때문이다. 데이비드가 마고의 유캐스트를 잠시 켰을 때 fish_n_chips란 계정이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는 장면이 있다. 로버트는 그 계정으로 데이비드를 보고 놀라서 엄마의 방으로 간 것이다. 계정으로 로버트는 마고에게 좋아하는 포켓몬을 묻는 흥미로운 장면이 있다. 마고의 대답은 '유크시'이다. 포켓몬인 '유크시'는 기억을 지우는 능력이 있다. 엄마와의 추억을 기억하고 싶은 동시에 괴로웠던 마고의 마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내용이다. 로버트가 좋아한다고 말한 포켓몬은 '켈리몬'이다. 켈리몬은 카멜레온과도 같다. 주변에 호나경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바꾸는 포켓몬이다. 이는 인터넷의 익명성과 다른 사람의 사진을 도용하고 거짓으로 꾸며낸 이야기로 마고의 호감을 샀던 로버트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영화를 볼 때는 쉽게 눈치챌 수 없지만 결말을 알고 영화를 다시 보게 되면 로즈메리 형사의 말과 행동은 꽤나 의미심장하다. 로즈메리 형사는 수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데이비드와 관객에게 계속해서 거짓 정보를 흘리고 마고의 단순한 가출 또는 자살, 살인 등으로 관심을 유도한다. 이러한 영화의 단서들은 영화를 관람하는데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정교하게 짜여 있으며 영화에 적절히 녹아있어서 영화 관람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로즈메리 형사의 조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결말에 이르러서 관객들은 데이비드와 동일한 정보를 접했음에도 배신감보다 재미있는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점이 반전인 특색인 영화의 완성도를 결정 지었다고 볼 수 있겠다.
현대사회의 문제점 비판
또한, 이 영화 써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꼬집으면서도 그에 따른 순기능을 이야기함으로써 순기능과 역기능 모두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의 아들만을 위한 이기심으로 무고하나 마고를 방치한 이기적인 로즈메리 형사, 선한 마음으로 fish_n_chiips에게 돈을 입금한 마고가 위험에 처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 마고를 찾을 때는 관심도 없다가 이슈가 되자 눈물을 흘리는 학교의 아이들, 가십거리로 이용되는 마고의 실종사건 뉴스의 폐단과 동시에 그로 인한 이슈로 수색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이 생기는 일도 분명 현대시대의 역기능과 순기능을 모두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뉘시 차칸 티'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하여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장점 역시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로즈메리 형사는 현대의 기술발전을 악용하여 면허증을 만들어내고 사건을 조작하였으며 아버지 데이비드는 현대의 기술발전을 이용하여 사라진 딸 마고를 찾았다. 이처럼 현대사회의 문제는 기술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발전된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현대사회의 발전된 기술을 좋은 곳에 이용하는 것은 바로 책임감 있는 사람이며 그 책임감을 가르치는 곳은 바로 올바른 가정일 것이다.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은 써치를 통해 영화와 발전한 현대사회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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