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맞선 당당했던 괴짜 박열과 그의 아내
한 남자가 땀범벅이 된 채 달리고 있다. 도쿄에서 인력거꾼으로 일하는 이 남자의 이름은 '박열'이다. 박열은 항일운동가이자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이다. 그리고 박열의 시에 빠진 '가나코 후미코'라는 여자가 있다. 그녀 역시 박열과 같은 아나키스트이다. '불령사'의 아지트인 어묵집으로 돌아온 박열, 그곳에서 일을 하던 후미코는 박열에게 관심을 보이고 처음 본 그에게 동거를 제안한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의 동거생활이 시작된다. 일본에 맞선 당당했던 괴짜 박열과 그의 아내의 시작이다. 어느 날, 박열과 불령사 조직원들은 한 남자의 뒤를 밟는다. 바로 독립자금을 횡령한 변절자를 찾아간 것이다. 불령사 회원들은 그에게 나라를 대신하여 죄를 벌한다. 정기모임을 갖은 불령사의 조직원들은 조직원 '김중한'의 태도를 문제 삼아 회의를 한다. 그러나 김중한의 연인 '하쓰요'는 불령사의 방식에 불만을 드러낸다. 뭔가 김중한의 심경에 변화가 생겼음을 박열이 눈치챈다. 그렇게 모임이 끝나고 박열은 김중한을 붙잡는다. 김중한은 상하이에서 폭탄을 가져오는 임무를 맡고 있었는데, 박열은 임무를 중단하라고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들은 김중한은 박열이 자신을 의심한다고 생각하고 제대로 된 해명도 듣지 못한 채 김중한과 하쓰요는 자리를 떠난다. 이후 관동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내각들은 비상소집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사망자가 무려 10만 명 이상이고 이재민이 20만 명 이상이었다. 게다가 100억 앤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했고 46도가 넘는 폭염까지 발생하게 된다. 그러 인해 일본 국민들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지게 되고 거의 폭동 직전인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한편 일본 내각은 들끓는 민심을 진정시키기 위해 회의를 하는데 일본인 '미즈노'는 갑자기 타깃을 일본 내 조선인으로 돌린다. 바로 내각은 지진 피해로 생긴 대중들의 분노를 조선인으로 돌리자는 계획을 세운다. 이 어처구니없는 계획에 아무도 반대하지 못한다. 이 내용을 보고 일본의 정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하나 변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을 인정하거나 성찰하며 발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역정을 내고 흥분하며 원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건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것 같다.
일본 내각의 움직임으로 조선인들을 향한 무차별적인 학살
결국 미즈노의 주장대로 계엄령이 선포되고 조선인에 대한 출처 없는 괴소문 또한 일본 내 깊숙하게 퍼지고 만다. 오히려 정부가 조선인에 대한 경계를 장려하기까지 하자 우후죽순으로 일본의 자경단들이 생겨난다. 일본 내 여론을 선동한 일본 내각의 움직임으로 조선인들을 향한 무차별적인 학살이 시작된다. 아나키스트 단체인 불령사도 결국 정부의 타깃이 되고 박열은 경찰에 잡히는 게 학살로부터 안전하단 판단을 내린다. 그렇게 박열과 불령사 회원인 불령선인들은 자수하기 시작한다. 조선인에 대한 괴소문은 언론으로까지 퍼지게 된다. 한편 수감 중인 박열과 불령선인들에게 한 남자가 달려온다. 바로 경찰서까지 들이닥친 자경단을 피하려는 조선인이었다. 남자는 박열의 눈앞에서 자경단의 죽창에 의해 살해된다. 조선인 학살사태의 규모가 점점 커져가고 다른 지역으로까지 번져가기 시작한다. 생각지도 못한 대규모 학살이 일어나자 미즈노는 난감해한다. 비공식적으로 살해된 조선인 수만 6000명 이상이었고 예상치 못한 대규모 학살에 대한 명분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구속된 조선인들의 명단을 확인하던 미즈노는 다시 한번 왜곡으로 이 상황을 헤쳐나가려 계략을 짠다. 그의 생각 안에 있던 사람이 '조선인에겐 영웅'이자 '일본에게 원수로 적당한 인물'을 고른다. 한편, 후미코가 구치소를 걸어 들어온다. 후미코는 일본인이라 안전했지만 불령사 일원이었기에 자수를 했던 것이다. 같은 시간 김중한과 하쓰요도 구치소에서 고문을 받고 있었는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불령사의 계획을 털어놓게 된다.
거짓 언론 선동을 우습게 지켜보고 당당하게 헤쳐나가는 박열
조금씩 명분을 만들기 위한 정보들을 모으기 시작하는 미즈노는 결국 김중한과 하쓰요의 자백으로 거짓 시나리오를 완성한다. 미즈노는 박열을 재판에 세우려고 계획했다. 그리고 '다테 마스 가이세이'에게 사건을 맡긴다. 하지만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다. 미즈노는 박열이 장관 암살기도를 했다고 덮어 씌우려 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박열은 담담히 형무소에 수감된다. 오히려 박열은 일본 천황을 조롱하며 도발한다. 보통은 겁을 먹고 풀이 죽어야 할 수감생활인데 박열과 불령선 도인 들은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 본격적으로 재판을 위한 조사를 받게 된 박열은 다테 마스와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죄인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결국 재판을 통해 조선인들의 마음을 끓게 하고 이유 없이 잡혀온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당당함을 잃지 않는다. 단순히 일본에 저항하는 것을 떠나 둘은 투옥되어 있던 옥중에서 결혼까지 했기 때문이다. 이런 괴짜스러운 행동들로 둘의 사랑과 일본에 대항한 의지가 평범을 넘어 대범해 보인다. 영화가 실화라는 사실을 모르고 봤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대단했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옥중 생활을 견디는 것도 흔하지 않지만 둘의 행동은 그 당시 상황과는 사뭇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위에 보이는 사진도 상당히 충격적이어서 일본 정계를 한바탕 뒤집어놓았다고 한다. 사진 촬영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글을 읽는 모습과 박열의 손이 향하는 곳이 상당히 과감했기 때문이다. 영화적 요소도 있겠으나 일본에 저항했던 조선인들 중 위축되지 않고 부부로써 서로를 믿음에 확실을 갖고 죽음에 가까운 상황이어도 괴짜스러운 여유를 보였던 인물들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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